Adventure Time - Jake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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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by bogyoi 2024. 1. 28.

 

 

자신을 동정하지마. 자신을 동정하는 건 저속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 p403

 

📖 『노르웨이의 숲』 감상문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 단순한 청춘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사랑, 상실, 고독,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의 애매한 경계를 이야기하며, 청춘이라는 시기의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하루키는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로 사랑의 아름다움과 불완전함, 삶의 무게와 덧없음을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밀어 넣는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그 상실의 감정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뇌한다. 그는 나오코를 사랑하지만, 그녀와 함께 있음으로써 더욱 외롭고 아프다. 동시에 미도리라는 생명력 넘치는 인물을 통해,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이 두 인물 사이에서 와타나베는 죽음을 향한 끌림과 삶을 향한 저항 사이에서 방황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죽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살려고 애쓰는 게 더 어렵지.”라는 미도리의 말이었다. 이 한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를 응축하고 있다. 죽음은 쉬운 도피처럼 느껴지지만,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일은 더 고되고 외로운 일이라는 점을 하루키는 조용히 말한다. 작품 속 인물들 대부분은 상처를 입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견디거나, 혹은 무너져내린다.

읽는 내내 이 소설은 무겁고 서늘한 정적을 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묘한 따뜻함을 지닌다. 삶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말해주지는 않지만, 오히려 말없이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노르웨이의 숲』은 청춘의 찬란함보다는 그 어두운 그림자를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이다.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겪는 상실과 고통, 그리고 간헐적으로 빛나는 희망의 조각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하루키의 문장은 여전히 조용하고 담백하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고 낯선 감정들이 흐른다. 이 책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성장담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로 남는다.

 

읽으면 읽을수록 "상실의시대"라는 원제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언급되는 노래들이 꽤나 많아서, 그 노래를 찾아 듣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는 책. 

 

노르웨이의 숲과 음악 by 한치.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m2.melon.com

노르웨이숲에 나오는 노래를 담은 플레이리스트.